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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269

최미애 초대전 <조 각·彫 刻> 전시 안내

작성일
2021.09.14
수정일
2021.10.09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49

전남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포근하고 풍요로운 가을을 맞아 조각가 최미애 초대전 <조 각 · 彫 刻>를 개최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조각이라는 단어에서 석조와 철조와 같은 단단한 물성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 조각품의 주요 기법은 뜨개입니다. 뜨개실의 섬유가 지닌 따듯하고 생활 친화적인 감각은 보는 이들의 의표를 찌름과 동시에 사물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거리를 만듭니다. 그녀는 이 뜨개를 통해 한 가닥 실에서 맺어지는 반복된 행위와 축적된 시간을 입체적 형상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작가 스스로 내면세계에 침잠하고, 이를 실체화 시키는 과정에서 보는 이들에게 저마다의 매듭을 읽어내게 합니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은 우리 삶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기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실을 이어 작은 조각들을 만들고, 그 조각 조각의 뜨개를 연결하여 손으로 더듬어 재구성하듯 차곡차곡 쌓아 올린 형태로 표현하였습니다. 일상과 비()일상을 교차하는 이 조각적 형상은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사고를 가능하게 합니다.

최미애 작가는 사람과 시간과 사물 간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통해 일반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그 관계를 들여다보고, 사람이라는 존재가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지, 지탱해주는 힘을 읽어내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뜨개 작업은 우리네 삶이라는 매듭을 어떠한 자세로 풀어나가고, 또 서로 엮어 가는지,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뜨거웠던 한여름이 선선한 가을바람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 합니다. 이번 전시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얽히고설킨 삶과 그 안에 자리한 많은 존재에 대해 깊게 사유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무한한 경쟁의 시대, 소외의 시대,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사유의 끝은 날카로운 칼이 아닌 부드럽고 따듯한 매듭으로 귀결 지어지길 바랍니다.


전남대학교 박물관장 정금희


최미애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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